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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터이야기


작성일 : 23-05-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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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컬럼] 생명의 삶, 5월 23일 字 유감
 글쓴이 : 이강덕
(조회 : 154)  


 

사무엘하 21:1절을 읽어보자.

다윗의 시대에 해를 거듭하여 삼 년 기근이 있으므로 다윗이 여호와 앞에 간구하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는 사울과 피를 흘린 그의 집으로 말미암음이니 그가 기브온 사람을 죽였음이니라 하시니라

두란노 서원 편집부에서 발행하는 생명의 삶 523한절 묵상은 이렇게 요약되어 있다.

하나님의 징계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3년 간 기근이 있었던 이유는 사울과 그의 집안이 기브온 사람들을 죽였기 때문입니다. 인생에 고난과 시련이 있을 때 섣불리 하나님을 원망하지 말고, 그것을 자신에게 허락하신 이유를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려 질문해야 합니다. 고난과 시련은 인생의 평온을 깨뜨리지만, 성도는 그것을 경건 훈련의 하나로 삼아야 합니다. 성도의 고난은 감춰진 은총이요, 순금 같이 되게 하는 필수 과정입니다.”

비평적 해석학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편집부가 제시한 묵상 내용을 부정할 크리스천들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나도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어떤 부분은 동의한다. 조건부라 말한 것은 한 구절이 매우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 3년 간 기근이 있었던 이유는 사울과 그의 집안이 기브온 사람들을 죽였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럴까?

결론적으로 의견을 피력한다면 일단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무엘상하 역사서 정경 안에 사울이 기브온 사람들을 죽였다는 그 어떤 증언도 나는 읽어보지 못했다. 급진적 보수주의 교회에서 제일 좋아하는 상투성은 성경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용적 표현이다. 이들의 말에 양보하여 성경을 조금 더 세밀히 읽어도 사울이 기브온 사람들을 학대했거나 육체적으로 린치를 가했거나 아니면 홀로코스트와 같은 집단 살해를 했다는 그 어떤 성서적 정황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엘하 편집자가 다윗의 행적을 부록에 첨부하여 기술한 한 가지 내용을 비평적 성찰없이 생뚱맞게 이스라엘에 있었던 3년간의 기근의 원인이 사울 가 기브온 사람들에게 저지른 만행이라는 구절을 어떻게 수용하란 말인가?

통상 사무엘하 21-24장을 구약학자들은 사무엘서 부록’((The Samuel Appendix)이라고 분석한다. 그 근거는 사무엘하 20장 이후 열왕기상 1-2장이 곧잘 연결되는 문맥으로 설정할 때 연대기적으로나 글의 흐름에 따른 연착륙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학자들의 설정이 올바른 접근이라고 본다. 결국 사무엘하 21-24장은 다윗 행적의 여러 내러티브를 편집한 기록이며 삽입이라고 보는 것이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것을 전제할 때, 사무엘하 21:1절은 구약 해석학적, 신학적 작업과 분석이 필수적이다. 논란의 여지는 많지만 나는 월터 브루그만의 일견을 존중하며 지지한다. 브루그만은 자신의 주석에서 이 대목에 대한 주석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사무엘하 21:1절은 전적으로 다윗의 신탁을 지지한 보고다. 다윗 이데올로기주의자들은 사울에 관한 부정적인 보고를 모두 보전하고 있다. (중략) 다윗의 신탁은 전적으로 사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신탁이 역사적인 지지를 결여한다고 가정할 수 있으며, 따라서 다윗적인 조작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기근을 사울의 실패와 연결시키는 이 신탁은 주로 사울 집안에 대한 다윗의 폭력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사용된 것이라고 말하겠다. 사울과 그의 집안은 다윗에게 끝없는 골칫거리였다.” (월터 브루그만, “사무엘상,하 주석-현대성서주석”,p,497.)

이게 정직하다. 이런 주석적 해석으로 본문을 접근하면 설득이 된다. 무비판적으로 브르구만의 지적처럼 다윗이데올로기에 서서 다윗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려는 승자독식구조의 신명기 사가 기록을 문자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오히려 더 반신학적이며, 반성서적이다.

두란노 서원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동시에 상당히 많은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생명의 삶이라는 큐티 집의 불가피한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523편집은 조금은 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 ‘생명의 삶을 선택하여 새벽을 깨우는 독자들 중에는 이런 종류의 해석에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는 구독자들도 있음을 인지하고 조금은 신학적 분석과 해석에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아무리 폐족이 된 사울 라고 하더라도 확인사살 하는 성서적 해석은 조금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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